긁는것은 고양이의 본능입니다.
따라서 못하게 할수 있는 방법이 없으며 벽이나 가구대신 긁을수 있는 긁게판이나 긁게기둥을 마련해주셔야만 합니다.
고양이가 긁는 이유는,
1.발톱을 정돈하기 위해서입니다.
편의상 "발톱을 간다."라고 표현합니다만 이는 무뎌진 칼을 벼루는 것처럼 날카롭게 연마하는 것이 아닙니다.
고양이는 정기적으로 마치 뱀이 허물을 벗듯 헌 발톱을 벗어버리는 발톱갈이를 합니다. 헌 발톱속에는 날카로운 새 발톱이 이미 자라나 있으므로 고양이가 할일은 헌 발톱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거친 표면에 대고 긁는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이러한 고양이의 발톱 메카니즘을 올바르게 이해한다면 긁는다고 야단치거나 적합한 긁게판/기둥 대신 사포를 이용하려는 생각은 할수 없습니다.
어디에다 대고 긁지 못하는 뒷발톱은 고양이 자신이 이빨로 자근자근 물어뜯어 제거합니다.
2. 근육을 풀어주고 단련하기 위해서입니다.
고양이가 긁을때 온몸을 최대한 길게 늘여 쭉쭉 뻗치는걸 보셨을겁니다.
이를 통해 탄력있고 유연한 고양이 특유의 근육을 갖게 됩니다.
더불어 고양이의 키와 몸무게를 지탱하지 못하는 너무 작거나 혹은 안정성이 없어 흔들리는 긁게판/기둥을 고양이가 사용하지 않는 이유를 이해할수 있습니다.
3. 영역 표시의 기능을 합니다
긁을때 발바닥에서 땀과 함께 배출되는 각자의 특이한 냄새가 긁는면에 발라지므로 영역 표시가 될수 있습니다.
또한 세력이 강하고 힘센 고양이일수록 보다 더 높이 긁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렇게 다른 고양이들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것 역시 무언의 영역 표시입니다.
이 발톱 마킹(marking)은 대중에게 두루 보이도록 하는데 그 목적이 있으므로 만일 긁개판이나 긁개기둥이 집안의 외진 구석에 틀어 박혀있을경우 사용할 필요를 느끼지 못합니다.
집안의 한가운데에 버티고 있는 소파가 이러한 전시효과를 위해서 훨씬 낫다고 판단하게 되는것입니다.
4. 감정(심리)의 표현으로 긁기도 합니다.
반가운 사람이 귀가했을때 근처의 긁게판/기둥이나 소파등 자신이 주로 긁는곳에 달려가 몸을 최대한 뻗치며 긁는 고양이도 보셨을겁니다.
사람이라면 반갑다고 얼싸 안겠지만 고양이는 그럴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긁기는 심리적 흥분을 표현하는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고양이의 긁기에는 이렇게 심오한(!) 뜻이 담겨 있음을 이해하시고 적당한 긁개판이나 긁개기둥을 꼭 마련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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