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나옹이는...굶어 죽으려는 걸 줏어와서 극진히 간호해서 키운 남자냥이었어요.
제가 고양이 알러지가 심해서 곧 동생친구네로 분양해갔고, 거기서 사람하고만 살았지요.
그런데 그 친구네 형이 털날리는게 싫다고 다시 중간정도 커서 우리집에 왔는데, 첨엔 알러지반응이 조금 있다가 곧 사라져서 함께 자고, 먹고, 동고동락을 함께하면서 항상 뒤바라지해주던 동생보다 저를 더 따르고 주인으로 인정해주는 그런 냥이었지요.
숫놈이라서 곧 암냥이를 찾는 작업에 들어갔는데, 저희집이 복도식 아파트라서 복도쪽으로난 제방 창문으로 드나들며 한밤중에 아파트를 조금 시끄럽게 했어요. 꼭 나들이를 다 끝내고 703호인 저희집창문으로 와야 하는데 위,아래층인 803호나 603호 창문을 열어 달라고 냥냥했었는데 그때 마다 제가 데리고 오곤 했었거든요.
그런데 어제밤에 803호에서 신고를 했고, 경비아저씨들은 방송한번 안하고 119를 불러서 잡아가게 했어요. 그 얘기를 아침에야 듣고 119에 전화를 했지만, 잡는 과정에서 죽었다는 얘기만 들었고, 양지바른곳에 묻어주었다고 했지만, 803호 아주머니는 분명히 119가 잡아갈때 우리 나옹이는 살아있었고 반항이 심했지만, 자루에 산채로 담겨져서 갔다고 했는데 그쪽은 반항이 심해서 잡는 과정에 죽었다고 했어요.
그건 잡는 과정이 아니라 잡은후에 119대원들이 물리고 할퀴었다고 때려죽인 거예요. 아무리 목걸이가 없다해도 밖에서만 지내는 고양이랑 집안에서만 지낸 깨끗한고양이를 구분하지 못하다니요!
그 경비아저씨는 자신이 고양이를 싫어한다는 이유로 방송으로 주인을 찾아보라는 119대원들의 말을 묵살하고 그냥 잡아가라고 했다니,,
저는 그냥 나옹이가 먹다남긴 사료와 조금남긴 물, 그리고 유일하게 열심히 관리했던 화장실을 치우면서 기도만 할 수 밖에 없었어요, 뽀뽀하자고 입을 내밀면 물기있는 코를 들이밀던, 밥 먹었느냐고 물으면 '응~'하고 대답도 하던 우리 나옹이는 그렇게 어처구니없게 죽었어요.
이젠 현관에 들어오기전 제방 창문에 가보아도 반겨주는 귀여운 얼굴도 없고, 아무리 이리오라고 불러도 대답하는 반가운 소리도 없습니다.
컴앞에 이정도 오래 앉아있으면, 자기랑 놀아달라고 은근슬쩍 무릅에 올라앉지도 못합니다.
그렇게 사랑으로 키웠는데 얼굴도 모른는 사람들에게 맞아죽었어야 했는지, 그렇게 애타게 나를 부르는 소리를 나는 왜 듣지못했는지, 고통스럽게 숨이 넘어가기 직전까지 저를 찾았을 나옹이 생각을 하면, 너무도 미안하고 너무도 속상합니다.
하루종일 눈물이 멈추질 안고 너무도 지치고 힘듭니다. 동생이 곧 올텐데- 너무 속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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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든 119 대원이든 아파트 수위든,
..바깥에서 만난 고양이가 뉘집 귀한 아들내미 딸내미인지 전혀 염두에 두지 않습니다.
아무도 우리 냥이를 도와주지 않습니다.
목걸이를 보고도 연락하지 않는 사람도 있고, 심지어 멀쩡히 자기집에 잘 있는 고양이를 예쁘다고 반려인 몰래 짐짝 속에 넣어서 데려가려다 들통나는 일까지 있으니까요.
단지 길을 못 찾아서 헤매고 있다가 순식간에 일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갇혀있는게 불쌍해서" 보다는, 그 '만약의 경우'의 대가가 너무 크네요.
-은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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