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금도 너무 이쁘게 잘 자라주고 있는 '나단'이가
업둥이로 들어온지 햇수로 8년이 되는 그 동안..
별탈없이 아가들을 낳고 기르던 중
처음으로 이번 달에 아가 둘이 죽었답니다..;;
아가 넷중 둘만 살았지만 치사율이 90% 가까이 이른다는 그 병을
이겨냈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고 지내고 있답니다..
범 백혈구 감소증이 가장 무서웠던 가장 큰 원인은
정보의 부족이였습니다
투병기도 별로 없고 정보도 없고 병원데려가서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처리와 후처리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아가가 죽은 날에 냥이네에 공지가 올라왔더군요
범백혈구 감소증이 유행이니 조심하라고 말이죠...
그러나 직접 경험해 보지 못하신 분들은
아가들의 이상행동들만으로 범 백혈구 감소증이라는 것을
눈치 채기가 쉽지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그랬으니까요
고양이를 전문적으로 치료하지 않는 동물 병원에서는
실제 범 백혈구 감소증인지 아닌지도 제대로 알아 낼수 없었음은 물론이구요..
이 병으로 인한 두 아가들의 죽음이
다른 고양이들과 고양이들을 사랑하고 아끼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해요..
이제 아가들의 이상 행동과 응급처치.
투병기와 극복기 모두 시간 나는대로 쭉 쓰도록할께요..
<감염경로와 이상행동>
추측입니다만
두가지로 생각해 볼수 있었어요
하나는 백신에 의한 감염(이틀전에 예방접종을 했거든요ㅠ)
하나는 외부 고양이에 의한 감염이죠..
저희 고양이가 원래 길냥이 출신이라 집안에서만 있지를 못한답니다
마당으로 가는 창문 하나는 늘상 열어 두고 있죠
그런데 최근 아주 작은 새끼 냥이 한마리가
집에 들어와서 아가들 남은 사료를 죄다 먹어 버리고
간식 봉지까지 기가막히게 습격해서 먹어 버리고 도망갔던 사건이 있었답니다
그뒤 집 담장 근처 일정한 곳에 그 새끼 냥이를 위한 사료를 놓아 두고 있었구요
아가 냥이가 집안으로 들어 오게 하지는 않았지만
추운날 보일러 실에 들어오는것은 차단하지 않았어요
백신에 의한 감염이 아니라면 아마 이 냥이를 통해 감염이 된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냥이도 저희 냥이들이 아프던 때와 시기를 같이 해서 안보이고 있네요..
암튼..
외조모님께서 돌아가셔서 급하게 상을 치루고 올라온날
냥이들이 밥을 달라고 난리를 치더라구요;;
예상보다 늦게 와서 배가 고팠던 거지요;;
사료를 모두 배부르게 먹고 났는데
그담날 아침에 아가 냥이 한마리가(월령 3개월)-가필드라 불리우는-
다른 아가들과 놀지 않고 한 구석에 식빵 자세로 앉아 졸고 있는걸 보았어요
냥이들이 자는거야 당연했으니까 그 날은 별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 놈은 다른 아가들에 비해 상당히 밝은 아가였는데
좀 힘이 없어 보였다는 것. 딱 한번의 구토가 있었을뿐 다른때와 동일했습니다
이때까지 변도 맛동산이였구요-_-;
발치까지 털실공이 오면 장난치기도 했구요
상황은 저녁이 되면서 심상치 않았죠
밥을 거부하고 자꾸만 혼자 외진곳에 가서 앉아 있더라구요
그리고 욕실 찬 바닥에 가서 앉아 있었구요
물을 주면 먹지 않고 강제 급여를 하면 토하기 시작했어요
오후부터는 변도 거의 보지 않고 한번 설사를 하더군요
불길한 마음이 스쳐 냥이네를 뒤지고 다른 아이들의 상태를 봤더니
아무래도 범 백혈구 감소증인듯했구요
가필드가 아주 심했고
도톨이가 그 뒤를 이어 아프기 시작한듯.. 살짝 졸고 있었고 한번 토했구..
가필드와 유사한 증상이였죠
그뒤 애교쟁이가 아프기 시작하고
코쟁이는 그때까지 가장 팔팔했구요
(참고로 저희 아가는 4이고 성묘가 2 더해서 총 6마리입니다)
가필드는 배를 만져주면 괴로워했어요
병원으로 작은 상자에 담아 (이동장도 괴로워 하더라구요) 데려갔는데
열이 좀 있다. 확실한건 잘 모르겠다. 링거를 일단 맞고 내일 오전에 다른 병원으로 가보자
밤 늦은 시간이라 일단 돌아왔어요
그떄부터 본격적으로 식빵자세를 하고 눈앞쪽으로 각막이 1/3쯤 가리고 있었구요
이동할떄는 힘이 없어서 다리를 후들거리면서 조금씩 돌아 다녔답니다
상당히 호흡이 가빠졌구요.. 모든 입으로 들어가는 것을 거부합니다
강제 급여하면 다 토해내구요 (약이나 물도 마찬가집니다)
토하는 액의 색은 처음에는 먹은것- 위액(상당히 어두운 노란색)- 침 같이 투명+ 흰색+ 거품이 많음
으로 위액을 토하고 나는 과정 뒤에는 계속 투명한 침 같은 것만 토해내고 있었답니다
모든 것을 다 귀찮아하고 아무 의지가 없습니다
처음에는 따뜻한곳만 찾다가 일정 시간이후로는(몸의 열이 심해지면서 호흡이 가빠진뒤)
차가운곳. 물 그릇 옆만 찾아서 앉아 있는데
보통 식빵자세보다 좀더 웅크린(등을 둥글게 하고 발을 최대한 배쪽으로 끌어 놓는) 자세였습니다
눈은 상당히 게습츠레 하고 아까 말씀드린대로 눈 앞쪽의 각막이 약간 눈을 가리고 있습니다..
그렇게 고통의 시간이 가고
새벽.. 아가는 무지개 다리를 건넜어요..ㅜ
죽음의 시간에 저는 잠을 자고 있었지요-_-
의사의 말만 듣고 다음날을 기다린 제가 너무너무 바보같고 원망스러웠어요
사실 이렇게 허망하게 갈줄은 몰랐어요 최소한 며칠은 더 버텨줄줄 알았거든요..
그뒤 도톨이도 상당히 유사한 행동들을 보입니다
이틀동안 아가 둘이 생사의 기로에 서있느걸 보자니 잠도 안오고 밥도 못먹겠고
앉아 있자니 흐르는게 눈물뿐이고..
특별한 약이 있는것도 아니고 병이라고 확신도못하니..
정말 미칠지경이였답니다..
둘째가 심하게 아플무렵(가필드가 죽은날이죠)
더이상 병원의 처방만 믿고 기다리지 않기로 했어요
둘째 투병기부터는 저녁이나 낼 새벽에 마저 쓰도록할께요
일단 지금 모든 병으로 투병하고 있는 아가들이 건강하게 낫길 바랍니다 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