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들과 살다 보면 유난히 눈맞추는걸 좋아하는 아이들이 있어요
그런 애들은 잠시라도 내가 눈을 돌리면 앞발로 제 얼굴을 다시 슬그머니 돌려놓고는 하죠
(즈이집 둘째 메이)
하지만 그런것은 다 가족들간의 특권이에요
낮선 고양이의 눈을 지긋이 바라보고 있을 기회가 있다면 아마 아실수 있을거에요
그 고양이가 점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몸을 움츠리다가 획 돌려 달아나는걸 보실수 있을테니까요
고양이들은 여간해서는 공동구역에서 마주치더라도
서로의 눈을 맞추지 않습니다
부모간이나 친구, 부부간에는 당연히 코를 마주대로 인사를 하며 눈도 맞추지만..
그밖의 다른 관계에 있는 고양이들,
특히 동성끼리 만나서 눈이 딱 마주치게 되면 십중 팔구
(한녀석이 먼저 자신이 열세라는 의미로 시선을 피하지 않는다면)
싸움이 일어납니다
심한경우는 눈이 마주침과 동시에 혈투가 벌어지기도 하구요.
제가 들고양이를 길들이는 방법중의 한가지가 그거에요
절대 시선을 마주치지 않고 그녀석의 시야에 항상 보이는곳에 있는거죠
그리고는 아주 가끔 의도적이지 않은것 처럼 눈을 맞추고는
그대로 외면하는거에요
바로 옆을 지나다니면서도 슬그머니 시선을 맞추었다가 다시 눈을 돌리고 내할일을 하고...
그런식으로 눈길이 맞아도 별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는걸
가르치는게 최 우선이거든요
그런식으로 좀 동떨어진 생활을 하다보면
언젠가 고양이쪽에서 먼저 바라보고 있을때가 있어요
그럴땐 조금 길게 시선을 맞추고
(최대한 느긋한 표정으로 입꼬리만 올려 미소를 지으며 눈을 가늘게 뜨는것이 좋음 -> 고양이들이 편안하고 기분이 좋을때의표정)
또 고양이가 움찔 하기 전에 다시 눈을 돌리고 말이에요
그렇게 천천히 한발한발 나아가다보면
사람손을 피투성이로 만들어놓곤 하던 들고양이가
부비적거리며 기대오며 언젠가 배 위에서 내 눈을 바라보며 고르릉대는 날이 오는거에요 ^^
-메이 님 글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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